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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수필

아프다는 거

by 후연 2018. 12. 12.

아프다는 건


아프다는 건,
자신의 몸을 너무 과신하지 말라는 경고다
내가 살아있다는 강한 확신이다
아픔을 통해 건강의 소중함을 배우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은연중 절제를 익히는 일이다
질긴 생의 역사를 안과 밖으로 만나는 것이다

단단한 돌덩이 같은 몸일지라도
금이가고 쉽게 깨어지는 질그릇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는 일이다
아픔이 없으면 마치 간이 안 들어간 음식처럼
인생이 맛이 없어진다.
아픔은, 적당히 성장케 하는 비타민이다
그 무엇보다 아픔을 통해 겸손을 배워나가는 일이다

혹은, 균형이다. 밤이 있어야 낮이 있듯
한쪽으로 기울지 말라고 벽을 세우는 일이다
옹알이하는 아기도 한 번씩 아프면서 발육이라는 단계를 거친다
우선은 고통스럽지만 지나고 보면
마음에 독기가 빠져나가는 일이다
앞으로 내디디는 걸음이 조심스러워지는 일이다
아픔이란, 어떤 이에겐 신의 선물이란 이름으로 배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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