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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음악 세상

바람 부는 날 _ Cantilena - Koen De Wolf

by 후연 2019. 2. 3.

Cantilena - Koen De Wolf

출처 : Sung Eun Hwang

 

 

바람 부는 날 / 김종해

 

사랑하지 않는 일보다 사랑하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나는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

날마다 가고 또 갑니다.

어둠뿐인 외줄기 지하통로로 손전등을 비추며 나는 당신에게로 갑니다.

밀감보다 더 작은 불빛 하나 갖고서 당신을 향해 갑니다.

가서는 오지 않아도 좋을 일방통행의 외길,

당신을 향해서만 가고 있는 지하철을 타고 아무도 내리지 않는

숨은 역으로 작은 불빛 비추며 나는 갑니다.

가랑잎이라도 떨어져서 마음마저 더운 여린 날,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그래서 바람이 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

 

 

- 김종해,『그대 앞에 봄이 있다』(문학세계사, 2017)

 

 

&..

 

사랑을 하지 않는 일도 괴롭고

사랑하는 일도 괴롭다니 

그러고 보면 사랑은 괴로움을 늘 동반하는

일인가 봅니다

 

그 대상이 국가이던 부모 형제이건 혹은 연인이던

사랑하는 일이 괴롭고 

후반엔 사랑하지 않는 일이 괴롭다는 화자의 마음이

무척 복잡해 보입니다 

 

현재가 그렇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분노가 끓어오르다

결국 이 끝은 어디로 가는가

사랑하는 나의 조국은 무사할까요

앞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미래가 두려워

맥을 놓고 통곡하고 싶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