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봄밤이다
아픔도 시간이라는 파도에 깎이다 보면
몽돌처럼 둥글어지는구나
어쩌면 위장한 채 꼭꼭 숨어있는 걸까
아픔,
약간의 불편한 감정의 소모 정도로 읽힌다
3월 초승 몇 날이 지나고
거짓말처럼 날이 따뜻해졌다
봄의 속성은 늘 그랬다 변덕스러운 여자처럼
수다스럽고 시끄러웠다
나도 그랬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시끄럽다가
다시 조용해졌다
봄, 다시 추워졌다
언제나 반복되는 봄은 늘 그랬다
차가운 발등부터 내밀어 보다가
닿지 않는 소식처럼 아득하게 멀어져 갔다
침을 삼킬 때마다 따끔따끔 목젖이 아프다
인사의 방식이 여전하다
봄은 다시, 봄이다
빈자리마다 햇살은 차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