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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음악 세상

Andre Gagnon / L'air du soir(저녁바람)

by 후연 2019. 10. 22.

 

 

 

 

비뚤어질테다

 

온통 기을어지는 것들

와르르 쏟아지는 것들 틈에서

뒤적거려 보는

혹, 찾을 것이 있나

지금이라도 가지런히 놓으면

반짝, 살아날 것이 있을까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다 털썩 주저앉는다

이렇게 쓸모없는 것들을

담아두고도 말짱한 채로

살아올 수 있다니

돌지도 않고 거꾸로 뒤집히지도 않고

산을 산이라

강을 강이라 부르며

약간의 오류는 간간 섞여 있었지만,

그것이 전체를 흔들정도는 아니었으니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고

재판을 한다고

세상 점점 우스워지고 있는데

까짓거 보이지 않는 것드리 대수랴

읽다만 책처럼 다시 덮어두면 그만인 걸

보이는 것만 관리하기도 힘든데

정말 기기한 생각에 사상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맨탕들을 보고 살려면

적당히 삐뚤어지고

비스듬히 기울어졌다가

쏟아졌다가 반복하다 보면

나 역시 적당히, 반죽이 되어

말랑말랑 뚝 떼놓는 대로

말 잘 듣는 내가 되어 있을지

 

차곡히 접은 밤이 두툼하게 쌓여간다

잠이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