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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수필

은화과

by 후연 2018. 11. 24.

 

 

 

 

은화과 (隱花果) /  채정화

 

 

수심愁心 깊은 곳

물살 해적일 때마다

너울너울 슬픔 드리우는 그대여

 

저물녘 강바람 물내음 안고

봄풀처럼 투명한 얼굴로

나 그대에게 가겠네

 

꽃잎 한 장으로

몸 뉘일 수 있다면 평생

창이 없는 조붓한 곳이어도 좋겠네

 

매 순간 차오르는 붉은 고백

어둑한 삶의 행간마다

촘촘히 걸어두고 싶네

 

나, 다시 태어나도

그대 푸른 잎 겨드랑이

연두빛 촉수로 숨 쉬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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